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이태원 클라쓰>에서 플라톤을 보았다

#1 이 책은?

웹툰으로 먼저 나오고 반응이 좋아 단행본으로 나온 듯하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12002088

 

이태원 클라쓰 1

박새로이의 시작은 약자로서의 삶의 서사이다. 하지만 그는 가진 자에게 고개를 숙이거나 주저앉는 청년이 아니며 오히려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오롯이 낸다. 세상에 정의를 구현하고

www.aladin.co.kr

 

이 웹툰을 2022년 1월 5일에서야 봤다. 일찍이 드라마로 나왔지만, 드라마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터라 안 봤다. 주위에서 재미있다, 명작이다, 꼭 보라고 해도 나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단행본으로 나온 웹툰을 3권까지 보고, 나는 완독 후 드라마도 볼 생각이다. 정말 재미있으니까. 1권 1장부터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진인 장근원이 나온다. 그의 아버지는 '장가'의 회장. 보기에, 그는 학교 선생님들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권력자였다. 공권력은 아무 쓸모가 없었다.

 

박새로이는 전학 온 지 5분 만에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장근원이 친구를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소신'껏 행동했다가, '권력' 앞에 진 것이다. 장가 회장은 그에게 무릎 꿇고 잘못을 빌라고 하지만, 박새로이는 절대 굽히지 않는다. 장가의 기업에서 회장과 20년 동안 일하여 과장의 자리까지 오른 아버지가 사표를 내는 데도.

 

그런데도 아들에게 잘 했다고. 격려해주는 아버지. 본인은 소신껏 살라는 말을 지키지 못했다고. 그런데 아들은 그렇게 살고 있으니, 잘하고 있다고. 그렇게 살라고.

 

3권까지 본 바로는, 이 웹툰은 박새로이 그의 굽히지 않는 신념에 대한 노래 같다. 

 

#2 플라톤의 <국가>와 <고르기아스>가 떠오르다니?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6812 

 

플라톤의 국가·정체(政體)

플라톤의 대화편 중에서 대표작으로 꼽히는 <국가> 편의 원전 역주서이다. 플라톤 철학 최고의 전문가인 박종현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국내에서 최초로 헬라스어 원전에 대한 번역뿐만 아니라

www.aladin.co.kr

<국가>는 플라톤의 대표작이다. 여기서 트뤼시마코스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는 "나에게 있어 정의란, 권력자들에게 이익을 안기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했다. 즉, 그가 말하는 정의는 소시민들은 무너져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또한 <고르기아스>에서 칼리클레스라는 인물도 말한다. "공정이란 관념이 약자들이 강자를 속이기 위해서 고안해낸 속임수이며, 강자는 약자를 정복하고 약탈하는 권리를 지닌다"라고. 그들은 당시 소피스트였다. 흔히 궤변론자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왜, 그들의 말이 이해가 될까. 

 

이 부분이 1권에서 장가 회장이 말하는 부분과 닮았다. 박새로이는 자신의 아버지를 오토바이로 친 게 장근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참다 못해 장근원을 찾아가고, 이성을 잃고 폭력을 쓴다. 박새로이는 결국 감옥에 갇히고 만다. 장가 회장은 굉장히 무서운 인물이었다. 그는 박새로이를 찾아가 지금이라도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라고, 그러면 늦지 않았다고 말한다. 박새로이는 역시 본인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다. 

 

그러자 장가 회장은 말한다. "소신, 패기. 없는 것들이 자존심 지키고자 쓰는 단어. 이득이 없다면 고집이고 객기일 뿐이야 "

 

권력을 가진 이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보이는 것일까? 

#3 결국 <이태원 클라쓰>

결국 <이태원 클라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불의에 맞서는 박새로이. 그의 모습은 요즘엔 쉽지가 않을 것이다. 이 웹툰이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성황리에 막을 내린 건, 그만큼 현실 사회의 일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날이 갈수록 계급 사회가 되어가는 듯하다. 정의를 위해. 옳다고 생각하는 바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행복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 사회 구조 속에서 <이태원 클라쓰>의 주인공 박새로이처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한편으로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이들에겐, 이 <이태원 클라쓰>가 힘이 될 것 같다. 꿋꿋이 본인의 뜻대로 살아가는 사람. 힘에 지지 않는 사람.

 

<이태원 클라쓰> 드라마도 좋지만 웹툰으로 봐도 좋을 듯 하다. 웹툰이 원작이기도 하고, 드라마를 먼저 보았다면, 웹툰으로는 그 사람 어떻게 그려졌는지 보는 재미도 있으니 말이다.